《일칠다》
이시마leesima 과정보고회
일시: 10.22.(토)~10.29.(토), 11:00~20:00 (휴관 없음)
장소: 서교예술실험센터 지하다목적실 (마포구 잔다리로6길 33)
후원: 서울문화재단
[가; 변 邊]
변방(邊方: 중심지에서 멀리 떨어진 가장자리 지역)
중심으로부터 일직선의 선을 긋는다면 그 끝에 존재하는 가장 변방의 존재들을 우리는 퀴어하다고 부를 수 있을 것이다. 그 중심이라는 개념은 무엇도 될 수 있고 누구도 될 수 있다. 고로 우리는 [누가] 중심과 가에 있는가가 아닌, 중심과 가를 만드는 구분을 [누가] 만드는가를 고민해야한다.
과정보고회 《일칠다》에서는 퀴어한 판소리를 제작하고, 유통하는 과정의 프로젝트인 《1-7-다》의 과정 단계인 [악보]를 선보인다. 민중들의 가장 사적이며 정치적인 이야기를 담아낸 문화, 판소리는 지금의 ‘썰방’의 형태와 많이 닮아있다. 이 프로젝트에서는 퀴어들이 주로 존재하고, 그들의 ‘썰’이 생성되고 유통되는 퀴어한 물리적 공간을 바탕으로 공간악보를 제작하여 새로운 판소리를 작곡하고 작사하며, 영상으로 유통한다.
이시마는 바깥의 결을 섬세하게 구분해서 그려낸다. 그는 포토그래퍼, 사운드 아티스트, 퍼포머, 영상작가로서 다양한 매체를 직접 다루며 동시대의 가장 민감한 사회적 이슈들을 중심으로 작업세계를 구축한다. 안에서 밖을 보는 것도 아니고, 밖에서 안을 보는 것도 아닌 밖에서 밖을 바라보며 다양한 ‘밖’의 결과 빛깔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것에 집중한다. 차별적인 성명학의 역사를 다룬 작업 《이름생존자 (2019)》, 퀴어함와 공포영화를 다룬 작업 《28J3JCHF-P6 (2020)》을 거쳐 폭력의 생존자들의 복수를 다룬 개인전 《가을놀이 (2022)》 까지- 그의 작업은 공포라는 감정이 가져오는 전복의 가능성을 살핀다.
《일칠다》는 주류의 방법론으로 비주류를 읽어내지 않고자 하는 작가의 일련의 작업들과 궤를 같이 한다. 음, 박, 글을 적어내는 기존의 악보와는 달리 변방의 이야기를 담아낼때 가장 중요한 요소인 내러티브, 생략의 맥락, 강조의 지점 들을 시각적으로 풀어낸다. 체계적으로 약속된 시간의 흐름을 전달하고자 하지 아니하고 화자의 경험을 밑줄치는 악보는 이 ‘악’의 본질은 결국 개인의 서사에 있음을 드러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