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래동화를 기반으로 한 무빙이미지 트릴로지, <전례X동화The new tale>를 통해 소수자가 만들어내는 전복적 가능성으로의 공포를 제안한다. 대부분 전래동화들의 공통점은 어린 여성이 새엄마 및 이복 자매에게 아동폭력을 당하고 친부는 이를 방치하는 것에 있다. 전통적인 성녀/악녀 공식을 따르며, 어리고 순종적이며 아름다운-그래서 결국에는 해피 엔딩을 맞이하는 여성 VS 나이 많고 자기주도적인 욕망을 추구하며 못생긴-그래서 결국에는 비극적 엔딩을 맞이하는 여성을 그려낸다. 이 와중에 이 둘의 연결점이 되자 만악의 근원인 친부는 무능하지만 연민의 대상이 되는 그저 멍청했을 뿐 나쁜 사람은 아닌, 즉 책임의 소지가 없는 인물로서 위치지어지며 사실은 자신의 책임이었던 아이의 육아를 방치했던 것을 회피하고, 나아가 육아와 살림은 여성의 일이기 때문에 남성은 개입하기 못했다라는 가부장적 공식을 완성한다.
그 구원 ‘당하는’ 어린 여자 아이들은 무섭고 매섭게, 악하게 귀환한다. 이 악인들은 솔직하고 영리하다. 자신에게 부여되는 소수자 정체성을 이용한다. 어리니까, 여자니까, 성소수자니까, 폭력의 피해자니까 ― 순결하고, 아무것도 모르고, 위축되고, 아플 것이라고 맘대로 개개인에게 맺혀진 상을 인지하고 도구화한다. <수박 그럼 이게 우리 잘못이겠어?>에서 커밍아웃을 하고 살아가는 은서는 오로지 자신의 일시적인 평온을 위해 타인을 유인해서 억압하고 부린다. <KZPZ>의 두 자매는 각자가 원하는 바를 이루기 위해 서로를 속고 속이며 이용한다. <[VLOG] 심청이 인당수 퐁당! D-DAY GRWM + Q&A 나랑 같이 준비해요/ 질문답변/ 가을웜톤/ 모닝루틴/ 여중생메이크업/ 한복 /청소루틴>의 심청이는 순진하게 악을 폭로하고 죽음으로서 수동적인 공격을 완성한다. 즉, 스스로의 정체성을 질문하고 탐구해서 제 입맛에 맞게 이용하는 악당들에 대한 이야기다.